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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기앞의 生 (Emile Ajar/Romain Gary, 1975)
    재밌는 거/책 2021. 2. 15. 19:44

    안녕하세요!

    하는 것도, 결과물도 없이 바쁜 날들이 이어져

    정말 오랜만에 책 감상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지난 며칠간 매일 밤 가슴 졸이게 하던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을 읽은 감상을 남겨 보려고 하는데요!

     

    La Vie devant soi (The Life Before Us),

    공쿠르상을 2번 수상한 것만으로도 매우 유명한 로맹 가리가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자 새로운 필명으로 발표한 작품.

    순수하게 소설로써, 글로써, 작품으로써 펴내고자 한 작품인 만큼

    그 의연함이랄까요..?

    외로운 듯 따뜻하고, 불행한 듯 화목한,

    삶의 추하고도 아름다운 대비를 잘 그린 작품이라고 느꼈습니다.

     

    저는 사실 프랑스라는 나라와 그 문화에 큰 관심이 없었어요.

    외국어를 시작으로 우리나라의 것이 아닌 것들, 우리와 다른 것이나 다른 문화에

    엄청난 관심을 갖고 있었고, 해외를 동경하던 때도 있었지만

    유럽의 나라라면 독일과 영국을 중심으로 약간의 북유럽에 관심을 갖았고

    불어를 비롯해 프랑스에는 큰 관심을 갖지 못했습니다.

    특히, 런던과 뮌헨에서 아주 아름다운 추억들을 만들고 기대에 차 건너간 파리에서

    소매치기를 당할 뻔 하거나 인종차별, 도시의 깔끔하지 못한 인상에

    크게 실망을 해서 더욱 프랑스에 대한 관심은 사그라들었죠..

     

    어느 날, 제가 좋아하는 영화, 소설, 음악가들을 정리하며

    저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것에 빠져

    여러 작품들을 정리하고, 그 작품에서 나아가 배경이나 제작자/예술가들의 뿌리를 찾다 보니

    이상하게도 프랑스가 뿌리가 되는 것들이 매우 매우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뭔가 실망감도 느껴지고 '어떻게 이렇지? 프랑스에 관심 없는데..'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왜 이렇게 프랑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까?'라던 궁금증에

    자연스러운 답이 되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만큼 문화의 힘이랄까,

    무의식 중에 한 사람에게 침투하고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대단한 힘이 있다는 거겠죠.

     

    이 작품도 '아, 나 프랑스 문학/문화 좋아하는 거구나..'라는 인식에

    큰 근거가 된 작품인데요.

    아래의 영상에 제가 깊은 인상을 받고 크게 동감했던 이야기들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첨부해 보고자 합니다 :)

    초반의 조승연 작가가 설명하는 부분은 워낙 유명하고 당연한 설명들이지만

    그 후에 나오는 로맹 가리의 이야기들이 그의 사진과 함께

    글자로, 고정된 시각적 효과로 나오니 책 속에서 읽으며 스스로 이해하던 것과는

    또 다른 인상을 주더라구요ㅎㅎ

     

    누구나 그렇겠지만,

    삶은 마음대로 되지 않고

    저도 로맹 가리의 말처럼

    내가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인생)을 삶을 당한다고 느끼는 때가 많았는데요.

     

    이런 생각들은 대게 우울이나 무기력으로 이어지기에

    지양하려고 하지만 참 쉽지가 않고,

    특히나 로맹 가리 같은 좋아하는 대작가도 그런 표현을 했다니

    내가 느끼고 있는 것이 맞는지도 몰라라는 정당성을 얻기도 하네요ㅎㅎ

     

    자살로 삶을 마친 로맹 가리가 쪽지에 남겼다는 말,

    '나는 마침내 나를 완전히 표현했다'

     

    정확히 그가 하려고 하는 말이 무엇인지

    만나본 적도 없고, 다른 세대, 문화에서 다른 언어를 사용한 제가

    감히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자신은 삶의 주체가 아닌 대상이라고 느끼던 그가

    '자신의 삶에서 처음으로 주체가 되어

    이 삶을 끝낸 것'이 마침내 완전히 표현했다는 그 행위라면,

    내가 이렇게 좋아하고, 사람들의 찬사를 받으며 길이길이 남게 된 그의 소설이

    정작 그에겐 자신을 완전히 표현하기에 부족한 수단이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드네요..

     

    이 소설을 원작으로 넷플릭스에서 영상화하여 지난 2020년 11월에

    공개했다고 하는데,

    궁금한 생각도 들지만 제 머릿속에 그려진 모모와 로사 아줌마의 모습을 간직하고 싶어

    차마 영상을 볼 용기가 나지 않네요..ㅎㅎ

     

    가끔 어떤 것들은 추억일 때, 흐릿할 때 아름답게 느껴지듯이

    이 소설도 저에겐 저만의 상상 속에서 더욱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

     

    스포일러를 방지하고 순수히 저의 감상을 기록하기 위해 쓰는 글이다 보니

    소설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주변 배경의 이야기가 주가 되었네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 류이;)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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