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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른다 (誰も知らない、是枝裕和, 2004)재밌는 거/영화 2020. 10. 11. 21:53
안녕하세요!
오늘은 영화 한 편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첨부되어 있는 포스터에 나와 있듯
제목은 '아무도 모른다'입니다.
'어느 가족',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등의 영화로
수상도 많이 했고 명성도 얻은 일본의 코레에다 히로카즈(是枝裕和) 감독의 작품인데요!
옆의 포스터에 나와 있는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과는 다르게
너무 슬퍼서, '공포영환가?'하는 의심이 들 정도의
가슴 먹먹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 영화가 그렇게 슬픈 이유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꽤 오래되어 버린 이야기이지만
스가모 아동 방치 사건(巣鴨子供置き去り事件)으로 알려진
1988년 동경에서 벌어진 아동 방치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사실, 이 영화 속 이야기만으로도 너무 잔인한데
그나마도 실화보다 순화한 이야기라는 것이
너무 속상하고 무섭게 느껴졌어요..
좌측의 포스터처럼 4남매만이 남겨져 서로를 의지하며
누구의 보살핌도 없이 자라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항상 느껴왔던 것이 있는데요.
과연 '장'남, '장'녀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모든 첫 째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이 영화를 비롯해
어린 나이에도 첫 째라는 이유로 너무 많은 짐을 떠안게 된
어린이들의 이야기가 많이 있고,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일들이 간혹 일어나지요...
같은 나이에도 첫 째라는 이유로
첫 째가 아닌 동갑내기 친구들에 비해
동생과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며 강제로 성장해야 하는..
이 영화 속 아키타의 모습이 그랬습니다.
편의점에서 만화책을 보며 처음으로 사귄 남매 이외의 친구들.
잘 지내는 듯 했지만 결국은 상처만 받고
아키타는 동생들에게 돌아갑니다.
아키타를 비롯해 다른 남매들도 모두 방치되어 버려진 상태이지만
유독 아키타 안쓰럽고 영화의 중심이 되는 것은 그런 이유가 아닐까요..
크리스마스는 모든 어린이에게 상징성을 갖고 있으며
어른들마저도 트리와 선물을 그리며 동심으로 돌아가 기다리게 하는 그런 날이죠.
크리스마스에는 돌아온다던 엄마는
어떤 크리스마스를 보냈을까요..?
보호하고 돌봐주는 어른 없이도 서툴지만 단단하게 자신들만의 생존을 해 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아이들이 처한 상황과 더욱 대비되어 참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아이들의 출생신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었다고 하는데요.
이 영화의 제목은 다른 영화들에 비해 유독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도 몰랐던 아이들의 존재.
아무도 몰랐던 아이들의 슬픔.
아무도 몰랐던 도시의 잔혹 동화.
부디 우리 주변에는 이런 일이 없기를,
혹여나 있더라도 저를 포함한 누군가가 빠르게 알아 차리고 도울 수 있기를.
실제 사건에 있어 주변 이웃들이 아이들의 상황을 몰랐던 것은
물론 무관심도 있겠지만 아이들을 방치한 엄마가 평소 철저히 교육을 시켰던 이유도 있다고 합니다.
누군가 물어보면 이렇게 답해라 하는 등의..
늦게야 사회의 관심을 받게 된 이유가 무엇이었건
아이들에겐 두 가지 이유 모두 참 잔인하고 외롭게 느껴졌을 것 같습니다.
주변의 어른들이 내 상황에 관심갖지 않고 모르는 것도,
이웃의 물음에 괜한 변명을 하며 거짓으로 답해야 하던 속마음도 참 참담했을 테니까요.
연휴가 즐거웠던 만큼 의미있는 영화를 한 편 보려 골랐던 영화가
이렇게나 슬픈 이야기라 오후 내내 조금 속상하고 우울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슬픈 이야기를,
누군가에겐 잔혹하고 잊고 싶은 기억일 이런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기억하는 이유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는 것을 막고
누군가 이런 상황에 처해 있다면 우리의 관심으로 돕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의미 있는 영화를 한 편 감상하고
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한 편으로는 기쁘게 느껴집니다.
접속 무비월드에서 다룬 이 영황에 대한 영상을 다시 보며
들꽃을 보살피는 아이들의 모습이 유독 슬프게 느껴졌어요ㅎㅎ
그 누구도 아이들을 보살피지 않는데
아이들은 또 다른 생명을 피우고 자신의 것을 내주며 보살펴 주다니..
영화를 볼 땐 그저 아이들에게도 희망을 있겠구나 라고 넘겼던 장면인데
새삼 인상적으로 다가오네요ㅎㅎ
소소한 명작을 하루에 의미를 더하고 싶은 날
이런 영화 한 편 어떠신가요~?
1988년에 발생한 사건이니 이 사건 속 '아동'들은
이미 훌쩍 자라 어른이 되었겠네요.
편하고 싶어도 편할 수 없는 책임의 세계인 어른의 삶이라지만
부디 어른의 삶에선 어린 시절처럼 부당하게 과도한 책임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의 정당한 책임만 지며 소소한 행복이 있는 삶을 살고 계시길 바랍니다.
이상, 류이;) 였습니다!
모두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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