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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족 (万引き家族、 是枝裕和, 2018)재밌는 거/영화 2020. 11. 5. 23:01
안녕하세요!
날이 점점 차가워진 것은 느꼈지만,
오늘은 유난히 춥게 느껴졌어요ㅎㅎ
아침부터 몸이 안 좋아 그 탓인지 날이 정말 추워진 것인지 헛갈리기도 하지만 :)
몸도 안 좋으니 마음 졸여하지 말고
뭐처럼 느긋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기로 하며 영화를 한 편 보았습니다.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인 데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아무도 모른다' 등 제가 꽤 인상 깊게 봤던 감독의 작품이라
살짝 기대하면서도, 도둑질로 생계를 이어가는 가족의 이야기가 도대체 뭘까하는 의심도 있었습니다.
영화가 시작하는 첫 장면부터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훔치는 장면이지만
긴장감도 흥미진진함도 없는 밋밋한 전개에 실망을 할 뻔했죠..ㅎㅎ
참고 계속해서 보니 저에겐 결론적으로 만족스러운 감상이 되었습니다!
가족이라 하면 흔히 혼인이나 혈연으로 맺어진 생활공동체라고 하죠..
이러한 정의에서 본다면 이 가족은 그저 몇 사람의 집단일 뿐 가족이라고 하기 어렵겠지만,
도둑질로 생계를 이어간다는 점을 제외하면 꽤 행복한 가족으로 그려져 있었습니다.
오히려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기에 서로의 약점과 비밀, 치부를 숨기고자
더욱 단단한 동맹 관계가 되었을 수도 있겠네요..
카즈히로 감독은 '가족',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형태에 있는 가족들의 이야기,
아이가 바뀌는 사건으로 인해 가족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서로 떨어져 있지만 간절한 소망으로 서로를 그리워하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남겨진 아이들의 도시 속 잔혹 동화 '아무도 모른다'.
항상 너무 말이 안 되지는 않는 슬픈 이야기들이라서..
저에게는 어딘가 저런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진짜 있을지도 모른다는
소름 끼치도록 슬픈 생각이 들기도 하는 작품들이었습니다.
특히 이 작품의 경우 후반부의 취조 장면이 저는 너무 마음 아팠습니다.
정당화하기 어려운 일들을 저질렀지만,
그들의 상황에선 최선의 선택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자신의 친자식이 아닌 아이들을 옳은 방법이라고 할 순 없지만
학대하지 않았고 친절한 가족이 되어줬다는 것은
많은 잘못들 속에서 한 줄기 정도 어떠한 의미를 갖지 않을까요..?
날씨도 사회도 점점 춥게만 느껴지는 요즘이었는데
사회와 사람, 관계라는 것이 무엇일까,
정의와 도덕이 무엇일까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포근한 이불속에서 이 영화를 본 것이
오늘 정말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며 따뜻하게 느껴졌어요ㅎㅎ
이런 영화도 이런 고민도 필요 없는 사회라면 더욱 좋았겠지만,
역시 모든 것이 아름답기만 할 수는 없다는 것은
언제나 사실인가 봅니다.
역시 아름다움 그 자체도 한 편에 아쉬움을 동반하며 오는 것인가 봐요~
끝이 안 보이는 코로나 속 더욱더 감기 조심하시구요!
(기침이라도 한 번 했다가 오해받으면 속상하잖아요..ㅠㅠ)
스포 방지라는 핑계로 부족한 정보 드리는 소개글임에도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D
이상, 류이;)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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