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거/영화

파리의 자살가게(Le Magasin des Suicides, 2012)

ruibien 2020. 10. 31. 15:12

안녕하세요!

오늘은 영화를 한 편 소개하고 싶네요ㅎㅎ

 

요즘 코로나로 밖에 잘 안 나가게 되니

한 가지 장점이자 단점이 있다면

예전에 읽은 책, 본 영화를 다시 보게 된다는 거예요ㅎㅎ

 

평소에는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 속

새로운 자극을 찾아 새로운 소설이나 영화를 찾아다니고

소수의 몇몇 너~무 인상 깊었던 작품들만 다시 보곤 했는데

 

요즘은 집에 있는 책들, 예전에 다운로드해 둔 영화들을 다시 보며

처음 그 작품을 접했던 때의 기억을 떠올리곤 한답니다 :)

 

그렇게 오랜만에 다시 접한 영화 한 편!

바로 '파리의 자살가게'입니다!

 

저는 원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 않아요.. (아니 싫어해요..)

그래서 극소수의 디즈니/픽사 작품을 제외하곤

어린이 시절부터 친구들 다 보는 만화영화도 보지 않았답니다..!

 

이 영화는 제목이 파격적으로 느껴져 궁금하긴 했지만

애니메이션인 데다 불어를 못하는 저에겐 자막이 필수라..

화면을 외면하며 보는 것도 불가능해 다운로드하여 두고도 방치해 두었어요.

 

너무 할 게 없던 어느 날 예전에 다운로드하여둔 파일을 발견하고

몇 달만에 처음 보게 되었죠.

 

그런데 애니메이션이 싫은 저인데도 너무 재미있게 볼 수 있었어요.

뮤지컬 형식으로 중간중간 나오는 노래들도

처음에는 애니메이션에 뮤지컬 형식이라는 것이 어색했지만

너무 우울하게 흘러가지 않을 수 있는 장치라는 느낌이 들면서 재미있게 느껴졌답니다ㅎㅎ

되려 실제 배우들이 연기하는 실사판이었다면 너무 오싹하게 느껴졌을 것 같아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왜인지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했어요.

모두가 한 번쯤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명은 언젠가 죽어야 하는데

왜 태어나는 것일까라는 고민을 하곤 하지만

저에게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유독 자주 생각나는 주제였고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깊게 생각하는 편이었답니다..

 

이렇게 죽음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어렸을 때부터 죽음이 등장하는 소설이나 영화를 많이 보곤 했어요.

가끔은 나쁜 영향을 받는다고 밝은 이야기를 보라고 혼나기도 했지만

저에겐 항상 두려우면서도 계속 생각하게 되는 주제였답니다..

지금도 다른 사람보다는 이런 주제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도 큰 충격을 받았지만

몇 년쯤 나이를 더 먹은 지금 다시 보니 눈물마저 찔끔 나는 영화였답니다.

 

사실 제가 느끼기에 이 영화는 제목처럼 잔인하거나 슬프고 무서운 영화는 아니랍니다.

자살을 위한 용품을 판매하고 여러 조언 및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족의 이야기인데요.

모두가 우울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 가족에게

알랭이라는 방긋방긋 잘 웃는 아기가 태어납니다.

 

우울한 분위기와 감정을 최대한 이끌어내며

도시 전체에 자살을 장려하는 이 가족에게 알랭은 돌연변이일 뿐이었겠죠.

방긋방긋 밝은 분위기의 아기에게 되려 물드는 이야기이기에 영화의 제목처럼

우울하고 침울하기만 한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주제를 다룬다는 것,

다른 것도 아니고 자살 용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사업이 성행한다는 것,

특히나 실제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이런 소재를 떠올려 만들어야만 했던 이 현실이 너무 슬프게 느껴졌습니다.

 

이 영화의 소개를 보면 첫 줄에

'Imagine a city where life has grown so sad that people have no taste for living'

라는 표현이 있었습니다.

no taste for living이라는 표현처럼 슬프고 비참한, 비극적인 말이 또 있을까요.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저는 Tim Burton(팀 버튼) 감독이 떠올랐답니다ㅎㅎ

왠지 그의 작품, 혹은 그의 손길이 들어갔을 것만 같은 영화..ㅎㅎ

 

애니메이션은 가끔은 어린이들이 보는 것,

가상세계의 것이라는 이미지로 보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만큼은 애니메이션의 허구라는 특징을 무기로

정말이지 철학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잘 표현했다고 느꼈습니다.

 

하필 오늘이 할로윈이라 더욱 잘 어울리는 영화 같은데요!

저는 아마도 매해 할로윈이면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ㅎㅎ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 류이;) 였습니다~